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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남성은 평등하게 건강할 수 있을까?출산, 성 감별 낙태, 폭력 등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성차별
이종화 기자  |  voicepl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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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12  06: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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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으로 운동하세요.”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날 때마다 빼먹지 않고 강조하는 말입니다. 임신을 기다리는 여성들, 월경통이 심하거나 갱년기 증상으로 고생하는 여성들, 건망증이나 각종 스트레스 질환에도 운동은 만병을 치료하는 명약이지요.

하지만 고백하자면 정작 저 자신은 제대로 운동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진료실과 치료실을 왔다 갔다 하고 집안일을 하며 총총 걷기는 하지만 노동과 운동은 명확히 다르다는 사실, 저도 알거든요. 그러다 올해 초, 정말 큰 맘 먹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머리를 쓸 일이 많아지면서 육체와 정신의 불균형이 심해지고 사십 대 중반이 넘으니 몸이 이를 견디지 못해서요.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데가 많아져서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일주일에 두 번씩 산에 가기 시작했지요.

한 달쯤 지나니 몸이 달라지는 것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저녁마다 ‘끙끙’ 대며 앓던 소리가 사라졌어요. 피로감도 훨씬 덜해졌고요. 그렇게 막 운동하며 건강해지는 몸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산에서 산책하고 등산하던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여름철이라 더위를 피해 아침 일찍 산행하는 걸 즐겼었는데 살인 사건을 접하고 나니 주춤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건강보다 생명이 중요하니까요. 남자들은 아무 고민 없이 하는 운동에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이렇게 운동을 중단하면 겨우 건강해지기 시작한 몸, 다시 도로아미타불이 될 텐데요.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진 여성 차별
여자와 남자의 성차별이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진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심장병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수십 년 동안 대대적인 심장병 연구를 진행하면서 남성의 심장병 사망률은 뚜렷하게 줄었지만, 여성의 심장병 사망률은 여전했지요.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들여 심장병 연구를 했지만, 연구 대상이 대부분 남성이라 남성과 다른 증상이 나타나는 여성의 심장병은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그만큼 적절한 치료도 불가능했던 결과지요.

미국 국립보건원의 첫 여성 원장을 지낸 버나딘 힐리는 이를 ‘옌틀 증후군(Yentle Syndrome)’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남자인 척 가장해야 학교에 갈 수 있었던 영화 <옌틀>의 주인공처럼 심장병이 걸리더라도 남성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야만 제대로 치료받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의과학의 오랜 여성 차별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 제기였지요.

여성의 몸과 마음의 건강, 생명까지 위협하는 인자들
최근 유럽 인간생식-태생학회(ESHRE) 소속 전문가 그룹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인자로 임신, 성 감별 낙태, 폭력을 들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를 낳다가 죽는 여성이 2013년 한 해에만 29만 명에 달했고,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200건의 출산 당 여성 한 명이 목숨을 잃고 있지요. 여자라는 이유로 태어나기도 전에 죽는 아이들이나 낙태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하는 여성들도 성차별로 목숨을 잃고 건강을 해친 희생자입니다.

아무 개입이 없으면 보통 여아 100명당 남아 107명이 태어나는데요. 한국의 경우 지금은 이 비율에 근접하고 있지만 1990년만 해도 남아 성비가 116.6명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았습니다. 남아선호로 인한 성감별 낙태 때문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많은 여성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었습니다.

   
 

폭력은 여성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합니다. ‘여성은 ~해야 한다’는 성 역할이 완고한 사회일수록 많은 여성이 차별 속에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지요. 가족의 명예를 해쳤다는 이유로 여성을 죽이는 소위 ‘명예 살인(honour killing)’, 지참금 문제로 인한 ‘지참금 살인(dowry death)’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등 전 세계 30여 개국, 2억 명의 여성들이 겪는 여성 성기 절제(female genital mutilation: FGM)는 통증과 함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대표적인 성차별 건강손상이고요.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강력범죄 피해자의 90%가 여성이며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 ‘묻지마 폭력’ 등으로 많은 여성이 일상에서 폭력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으니까요.

함께 건강한 성 평등한 사회를 위해
건강하게 잘 살고 싶은 마음,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입니다. 위축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외출하고 운동하며, ‘감히 여자가’로 시작되는 편파적인 차별에 스트레스받지 않으면서요. 너무 유난이라고요? 한 번만 바꿔 생각해보세요. ‘남자라면 어땠을까?’ 여자와 남자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지구 상에 함께 살아가는 동료이지요. 서로를 배려하는 성 평등한 사회에서 우리는 함께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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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최근엔 임신중에도 운동을 열심히 하는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많더군요 자기몸은 스스로 챙겨야합니다
(2016-07-12 07: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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