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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질병과 결핍 아닌 성숙과 발전과정“외부로 향하던 에너지, ‘나’에게 집중하기”
문현주 원장  |  news@healthd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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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4  06: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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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찌는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이제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선선합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무럭무럭 자랐던 곡식들도 이제 에너지를 갈무리하면서 수확을 준비합니다. 태어나고 자라는 생장(生長)의 시기를 지나 거두고 간직하는 수장(收藏)의 시기로 전환하는 초가을, 갱년기 여성들은 바로 이 문턱에 서 있습니다.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을, 겨울이 꼭 봄, 여름보다 ‘나쁜’ 것일까요? 노화는 ‘저항’해야 하는 대상일까요?

폐경과 갱년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일까?
세계 각지에서 갱년기를 연구한 인류학자들은 폐경(주: 이 글에서는 논의의 맥락을 살리고자 지난칼럼에서 소개한 '완경'이라는 말 대신 '폐경 menopause'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의 특징으로 보편성, 시기성, 연령 특이성을 꼽습니다. 기대 수명대로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인간의 생물학적 잠재 수명을 120세로 볼 때 생애 주기의 중반쯤에 겪으며, 인종, 환경에 따른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략 50세쯤에 월경을 끝낸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폐경은 때가 되면 누구나 겪는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언젠가부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200여 년 전 의사 존 리크(John Leake)는 <여성에게 특이한 만성적, 또는 느린 질병(Chronic or slow diseases peculiar to women)>이라는 책에서 폐경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사치에서 온 과잉’이 원인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여성 개인에게 돌렸습니다. 이후 갱년기는 ‘에스트로겐 결핍 질환’으로 분류되면서 의료의 영역으로 편입되었고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 갱년기 치료의 당연한 수순으로 강조되었습니다.

“인슐린이 부족한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공급하는 것처럼 여성호르몬이 부족한 갱년기 여성에게 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요?”라는 세간의 주장에 웬다 트레바탄(Wenda Trevathan)을 비롯한 많은 인류학자는 일부에게 발생하는 당뇨병과 달리 폐경은 모든 여성에게 일어나는 보편적 현상으로 연령의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정상 발달과정(developing stage)의 일부이며 생식 기능의 ‘퇴화’가 아니라 ‘성숙’이라고 주장합니다. 월경, 임신, 출산, 양육에 쏟던 에너지를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고, 뇌과학자들이 증명하듯 대뇌의 네트워킹 능력이 뛰어나 가장 지혜가 빛나는 시기도 바로 이 시기입니다.

호르몬제, 보조식품보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중요한 것은 다가오는 노화에 저항하거나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친구 삼아 사이좋게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갱년기에 나타나는 몸의 변화를 잘 살펴야 합니다.
30여 년간 쉴 새 없이 일했던 여성호르몬이 임무를 마치고 감소하며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상열감, 홍조, 질 건조증 등입니다. 자율신경이 쉽게 균형을 잃고 가슴 두근거림, 땀, 불면증 등도 나타나기 쉽습니다. 온몸이 쑤시고 쉽게 피로하며, 짜증이 많이 나고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노화에 따른 신체 기능의 저하가 급작스러운 여성호르몬의 변동을 겪으며 증폭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심한 갱년기 증상에는 일시적으로 여성호르몬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폐경기 여성호르몬 대체 요법은 미국 국립보건원의 임상시험 결과 장기 복용 시 유방암, 자궁암뿐 아니라 심장의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가족력이나 위험 인자를 가진 여성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문현주 원장

최근 가짜 파동을 겪었던 ‘백수오’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품이냐 가짜냐의 문제를 넘어 체질에 맞지 않는 여성들에게는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 오메가-3 등 건강보조식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생활 습관입니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별로 특별할 것 없는 당연한 처방이 폐경 이후 건강 유지에는 어떤 약보다 효과적입니다.

갱년기는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하며 잠시 숨을 고르는 삶의 전환기입니다. 남편과 아이, 가족을 돌보며 외부로 향하던 에너지를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인생의 지혜와 연륜을 발휘하는 시기입니다. 질병과 결핍이 아닌 성숙과 발전 과정으로 이 시기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나간 봄과 여름을 그리워하며 발만 동동 구르기보다는 따뜻하게 잘 입고 대비하면서 힘차게 인생의 가을, 겨울을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바빠서 놓쳤던 풍경들도 여유 있게 즐기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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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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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
폐경이후 삶을 미리부터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2015-09-24 08:28:41)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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