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데이뉴스
칼럼이계성 칼럼
중독이 무서운 이유..인천참사랑병원 이계성 교육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계성 교수  |  news@healthday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9.22  09:27:4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도박이나 알코올중독의 위험성이 결코 간과되거나 미화되어서는 안 된다

 쾌락은 항상 댓가를 요구한다. 그 댓가가 자신의 인생과 생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독물질과 행위를 아무 두려움 없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모른채 사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필자도 다르지 않았는데 실제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가 되어 알코올 중독자의 삶을 간접 경험하면서 알코올의 폐해와 “술”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깨닫기 전까지는 필자도 아무 생각없이 술을 많이 자주 마셨었다.

생각해보면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대학시절 술로 인해 위험한 순간들도 많았고 술에 취해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했었다. 필자가 매주 화요일 목요일 진행하는 중독치료모임인 녹색반에서 환우분들은 나의 음주 여부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하는데 그때마다 내가 치료자가 안되었다면 중독자가 되어있었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필자도 한때 그렇게 많은 술을 무절제하게 마셨던 적이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해야하나...?

의대생이었던 나도 알코올의 위험성을 잘 알지 못하고 술을 마셨었는데 일반인들이야 얼마나 심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중독자가 죽으면 영안실에 사람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중독에 이르는 과정에서 가족, 부부, 자식, 친구, 동료와 “관계”를 잃어 버려 결국 혼자 남게 된다는 사실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관계를 잃어버리고 외로움에 다시 중독 물질과 행위에 탐익하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삶을 체념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잃어 버리고 자기 연민에 빠져 타인과 세상을 혐오하면서 중독자는 자신의 “미래”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대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가 많다.

소위 중독의 회복은 바닦을 쳐야 한다고들 하지만 중독자 분들은 중독에 이르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려 회복에 필요한 자원이 너무나도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다.

중독자분들은 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을 중독의 댓가로 지불할까?
담배가 뭐라고, 술이 뭐기에, 도박이 ..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8년 전 필자는 큰딸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세 시간이 있었다. 토요일 오후 학원을 갔다가 돌아와야 하는 시간을 두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큰딸을 찾아 작은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를 헤매고 있었는데 그 때 들었던 생각이 “내일 아침이 되어서도 큰 딸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였다.

그 때의 내 해답은 직장도, 그동안 내가 이루고자 했던 나의 미래도, 내가 쌓아 왔던 나의 커리어도.. 내가 누구였는지도 중요하지 않았고 딸을 다시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한 시간 뒤에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던 일이 되긴 했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목이 메인다.

사실 중독자가 중독물질과 행위을 못하게 될 때 느끼는 고통은 전단지를 들고 아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부모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은 중독의 뇌영상연구를 통해 밝혀진 결과이다.

필자는 중독자분들에게 중독물질이나 행위 대신 새로운 취미나 즐길 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말을 다시는 하지 않는다. 그 말은 세월호에 아이를 잃은 부모들에게 잃어버린 자식은 빨리 잊고 새로운 아이를 입양해 정붙이고 살라고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다.

자기 새끼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포식자와 싸우는 어미나, 자식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드는 부모이외에 이 세상에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게 해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중독은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게 해준다. 중독에 한 번 빠지면 폐암에 걸리고도 담배를 끊지 못하거나, 알코올성 간경화진단을 받고 복수가 차올라도 술을 끊지 못하고 몰래 병원을 빠져 나가 술을 마시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중독이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게 해주는 것은 쾌락회로 때문이다. 중독물질과 행위는 우리의 뇌에 중심부에 있는 쾌락회로를 과도하게 자극하는데 과도하게 분비되는 도파민이 우리의 이성적인 판단능력을 마비시킨다.

중독이 무서운 또 다른 이유는 이렇듯 삶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중독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데 있다. 중독의 위험과 폐해를 피부로 느끼기 전까지는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모른다.

중독은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다. 중독이 되려고 술을 마시고 도박을 하고 게임을 하는 사람은 없다. 만약 우리의 손이 뜨겁다는 감각을 느끼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뜨거운 난로에 손이 타고 있어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중독 물질과 행위는 위험을 인식하는 능력을 마비시키고 위험을 경고하는 다양한 신호를 무시한 채 스스로를 중독의 길로 몰아간다.

본인은 정작 중독의 위험에 턱 밑까지 와 있어도 중독의 문제는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특징적인 사고 패턴을 보인다.

며칠 전 “한국은 중독사회”라는 기사 댓글에 갑론을박이 많았다. 사람들을 쉽게 중독시키는 술, 게임, 사행산업만 38조원(2013년) 규모다.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등 4대 중독을 제외하고 스마트폰 중독, 쇼핑중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 등 시대와 생활환경이 변화하면서 중독의 종류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3년 기준 국민의 약 6.8%인 338만명이 중독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계성 교수

담배값 인상이후 담배세수가 2014년에 비해 5조8천억이 더 걷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미만 만이 금연 및 폐해 예방 사업비로 사용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시행하려고 했던 금연 치료를 의료보험에 포함 시키는 것을 연기 시킨 것을 보면 정부는 담배값 인상을 통해 걷어 들인 세금을 국민 대다수에게 돌려주기 싫은 것이 정부의 속내인 것 같다.

필자는 기회가 있을때마다 중독의 위험성과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이 글을 읽는다고 해서 그 사람의 행동이 변화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정보만 알려 줄 뿐 그 정보를 가지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중독의 위험성과 그 결과를 모른채 불나방처럼 중독물질과 행위에 몰입하는 이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저작권자 © 헬스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마르판증후군 공개강좌' 성황리 개최
가을철 운동방법을 상세하게 알려드립니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59, 14층 1402호(서교동)  |  TEL. 02-6351-1994  |  FAX. 02-6008-1749
주식회사 헬스데이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2143 | 등록일자 : 2012. 06. 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상훈
Copyright © 2012 주식회사 헬스데이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nfo@healthda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