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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부모 괴롭히는 치통, 해법은?서울시립 어린이 병원, 장애아 부모 보철 치료 지원 사업
이지묘 기자  |  crazycat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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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29  0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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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애와 달리 자폐아들은 겉으로 보기엔 일반 아이들과 하나도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만2살이 될 때까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그저 말이 좀 늦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결국 우리 아이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아이의 장애를 인지한 순간부터, 아이의 부모에게는 3가지 고통이 찾아옵니다.

우선 심리적인 고통이 시작됩니다. 아이가 실수로 다치기만 해도 내 잘못처럼 느껴지는 것이 부모의 본능인데, 하물며 장애라니요. 특히 아이를 배에서 키운 엄마가 느끼는 죄책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흔히 산후 우울증은 말을 못하는 아이와 소통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고,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폐아의 경우 몇 년의 세월이 흘러도 부모는 아이와 소통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생의 소원이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24시간 소통이 되지 않는 아이를 돌봐야 하는 자폐아나 발달 장애아의 부모들은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치료비와 아이에게 매달리느라 일을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경제적인 고통이 닥쳐옵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예후를 위해 의사들이 권하는 평균적인 치료 시간은 일주일에 열 시간입니다. 상대적으로 치료비가 싸기 때문에 몇 년이나 대기를 해야 하는 복지관을 제외하면, 일주일에 열 시간의 치료를 받기 위해 한 달에 드는 돈은 약 160만원. 몇 천원이면 되는 감기 같은 질병과 달리 장애아들에게 꼭 필요한 인지, 언어 등의 치료는 의료보험이 되지 않거든요. 게다가 한 센터에서 모든 치료를 다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이곳저곳을 다녀야 합니다. 혹 아이의 병에 좋다는 다양한 대안 치료 등을 시도해 보려면 더욱 많은 돈이 듭니다. 물론 맞벌이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아이를 24시간 돌봐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체적인 고통이 찾아옵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혹은 아이의 치료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모들은 자신의 신체적인 아픔을 돌볼 새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도 많지만, 특히 가장 견디기 어려운 건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치과 치료입니다. 이빨이 아파도 그냥 참고 또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서울 시립 어린이 병원에서 이렇게 치통으로 고생하는 장애아 부모들을 위한 보철 치료 지원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린이 병원인지라 원래 어른은 진료 대상이 아니지만, 어린이 병원에서 아이들이 치료를 받는 40분의 시간을 이용해 부모들은 어린이 병원 2층의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활보호대상자의 경우에는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대상자가 아니면 본인 부담이지만 시립 병원이다 보니 일반 치과보다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24시간 돌봐야 하는 아이 때문에 따로 치과에 갈 시간이 없는 부모들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이지요.

   
 

이 치료는 단순한 치과 치료가 아닙니다. 사실 장애아의 치료를 위한 의료보험도 되어 있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장애아 부모를 위한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한 시간에 천원이라는 싼 가격으로 장애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해 잠시나마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를 낯선 사람에게 임시로 맡길 수 있는 부모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돌봄 서비스 비용을 그냥 부모에게 지급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아이의 치료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부모들의 대기실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폭풍우 치는 산에 홀로 조난당한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서울 시립 어린이 병원의 보철치료 지원사업은 그런 장애아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고 손을 내밀어 준 것 같았습니다. 나의 고통을 이해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고립무원 상태의 장애아 부모들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만약 아이가 치료를 받는 모든 병원에 이런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아이를 치료하느라 따로 병원을 찾을 시간이 없는 부모들은 최소한 신체적인 고통을 참아가며 살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아이가 종합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일반 병원보다 더 비싼 비용이 문제가 되긴 할 겁니다만 아이의 치료시간을 이용해 부모 역시 내과든 정형외과든 어디든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겠지요.

물론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모든 꿈은 한 발자국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시립 어린이 병원에서 최초로 시도한 이 장애아 부모 지원사업이 바로 그 한 발자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꿈이 꿈으로만 끝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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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정말 공감이 가는 기사네요. 장애아이들의 엄마도 챙겨주는 이런 서비스가 늘었으면 좋겠네요
(2015-04-30 14:59:58)
김병조
아 정말 좋은 서비스네요 어린이병원에 박수를 보냅니다
(2015-04-29 17: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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