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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치의를 만들자 !무조건 큰 병원만 찾다가 치료 시기 놓칠 수도
양인철 원장  |  yeskm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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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5  10: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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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겁먹은 듯한 얼굴의 초등학교 2-3학년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당당한 풍모의 엄마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아이 얼굴은 창백하고 핏기가 없으며 약간 마른 편이고 눈에 힘이 없어 보였다. 식욕부진으로 내원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인사를 한다.

아이가 처음 두통을 호소한 건 정확하지 않지만 1년여쯤 전이었다고 한다.

   
 양인철 원장 / 경희사랑한의원
처음에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점점 머리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되었고 어느 날 아침에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면서 울다가 구토를 했다고 한다.

엄마는 그길로 우리나라 최고의 대형병원 응급실로 가서 머리 CT 며 MRI 며 모든 검사를 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이에겐 아무 이상도 없었고, 그 이후로 아이의 두통은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그러더니 얼마 전부터 다시 한 두번 두통을 호소하더니 점차 횟수가 잦아져서 이번에는 약간의 편법을 써서 다른 대형병원으로 갔다고 한다.

그곳에서도 이런 저럼 검사를 하고(이번에는 뇌파검사까지) 진료를 받았으나 역시 특별한 이상은 없었고, 몇 가지 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있는데 이후로 두통은 조금 줄었지만, 이번에는 아이가 너무 힘이 없고 기운 없어 하면서 배앓이를 호소해서 다시 또 병원 가서 내시경 검사를 했다고 한다.

역시 검사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아이는 계속 배앓이와 간헐적 두통을 호소해서 막막하던 차에 지인의 소개로 한의원을 내원했다는 것이 아이의 히스토리였고, 내원동기였다.

병원에 갈 때마다 이런 저런 검사를 했으니 아이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이 당연하고, 우리 나라 최고 병원의 의사들도 원인도 모르고 못 고치는데 작은 한의원에서 무얼 알겠냐는 듯이 엄마의 눈빛은 불신이 가득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다 짐작하셨겠지만, 아이의 병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학기 초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이고, 여러 가지 이유로 소화기가 매우 약한 아이였을 뿐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소화기가 약한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두통이었고, 서양의학적 관점에서 긴장성 두통인 것이다.

문제는 이 아이가 처음 두통을 호소했을 때 가정내에서 조금만 관심이 있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는 것이 필자가 환아를 접하고 느낀 첫 번째 안타까움 이었고, 두 번째는 엄마가 초기에 동네의원을 찾지 않고 무조건 큰 병원에 가서 검사만 하려고 했던 것이 가장 큰 안타까움이었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엄마는 본인의 어떤 특이한 경험으로 인해 동네의원을 전혀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아이는 쉽게 치료가 되었지만 한동안 상담과 한약을 병행해야 했다.

다행히 지금은 필자와도 많이 친해졌지만 처음 아이는 약간의 우울증 경향까지 보였었고 남을 믿지 않았었는데, 그것이 1년여에 걸친 각종 검사로 인한 불신의 영향이 컷었다.

만약 이 아이가 처음 두통을 호소했을 때 동네 의원이나 한의원을 찾았다면 어떠했을까?

아이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다면 아이의 두통은 초기에 쉽게 치료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의료전달체계라는 어려운 보건학 용어를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누구나 동네의원이 있고 병원이 있고, 종합병원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체계도 어느 정도 의료전달체계를 준수하기 위해 1차 의료기관인 의원을 경유하지 않고는 바로 상급의료기관으로 가지 못하게는 하고 있다.

하지만 연일 뉴스에서만 보더라도 혹은 한번쯤 병원을 가보면 대학병원 외래진료실에는 1-2분 진료를 위해 환자가 줄을 서지만, 동네 병의원은 한가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지로 상급 의료기관 혹은 종합병원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여러 과의 협진이 필요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시술 혹은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라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의사의 경험과 지식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세밀하게 듣고, 병력을 살피면서 그 환자에게 현재 가장 적합한 치료와 생활관리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내 집에서 가까운 동네 의원, 한의원이다.

   
▲ 경희사랑 한의원 양인철 원장은 온 가족의 건강 이력을 알고 있는 동네 주치의가 건강을 지키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과 경과를 면밀히 살펴 좀 더 특수한 검사가 필요하거나 협진이 필요한 경우 상급의료기관으로 전원을 하는 것은 바로 그 의사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단지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혹은 고가의 검사를 하기 위해 종합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병력청취나 X선 검사로 충분한 질환에 MRI나 PET를 한다고 해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현재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아무런 병도 없는데 왜 아프지 하는 마음에 치료의 시기만 놓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아프고 몸이 불편할 때, 방치하고 나서 시간이 지난 뒤 검사를 해봐야지 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동네 의원(한의원)을 찾아가서 상담을 하자.

간단한 치료로 증상을 해소하고 큰 병이 오기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은 고가의 검사나 특수한 검사가 아니라, 동네에 있는 내 주치의의 소견에 따라 미리 관리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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