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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스트레스 -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
조현주 원장  |  news@healthd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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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2  2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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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치료를 위해 진료실을 찾은 여성들 중 마음이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 마음을 힘들게 하는 요인은 참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남편’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큰 몫을 차지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문제는 ‘부부’의 팀워크가 정말 중요한데, ‘팀’으로 존재하는 부부가 아닌 경우가 의외로 많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난임 부부의 유형을 몇 가지로 나름대로 나눠보면 이렇다. 부부관계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험에 따라 상호협조형, 의무방어전형, 방관자형, 반대자형 이라고 나름의 구별을 해 보았다.

*상호협조형은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함께 문제를 인지하고, 함께 치료를 받거나 혹은 한쪽만 치료를 받더라도 심리적 지지를 해주고 관심을 갖어 주는 경우이다. 힘들어도 서로 의지가 되기 때문에 난임 관련 스트레스가 가장 적고, 치료에 임할 때도 적극적이고 큰 기복이 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 부부가 함께 노력하므로 상대적인 피해의식이 적고, 미안함, 죄책감, 좌절감 등을 극복하는데 훨씬 유리하다.

*의무방어전형은 남편은 별도로 치료를 하거나 혹은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으나, 배란일 무렵의 임신 시도에는 문제없이 협조를 해 주는 경우이다.
예전 보다는 남성의 난임 기본검사인 정액검사를 받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난임의 검사와 치료에 있어서 남성의 태도는 상당히 소극적이다. 정액 검사상 이상이 없다면 마치 면죄부를 받은 듯, 나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방관자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여성 배우자 역시 산부인과의 각종 검사상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는데도, 같은 결과에 대처하는 남녀의 태도엔 큰 차이가 있다. 난임 부부 중 모두 검사 상 이상이 없지만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가 40-50%까지도 된다. 검사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여성의 난임 치료 과정은 육체적으로 힘들다. 검사도 남성보다 복잡하고, 한방치료를 하든, 양방치료를 하든 상대적으로 감내해야할 부분이 많다. 혼자 정보를 검색하고 치료 받으면서 배우자에 대한 원망이나 피해의식이 쌓이기도 한다. 그래도 본인의 의지대로 끌고 갈수는 있기 때문에 나은 편이긴 하다.

*방관자형은 부인이 치료를 받든, 운동을 하든, 식이조절을 하든 관심이 없다. 배란일이 다가오면서 여성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눈치를 보고, 남편은 배란일이 되든 말든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고, 본인의 생활패턴에 변화는 없다. 절대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는 경우도 있고, 정액검사에서 분명한 남성요인의 이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의 검사결과는 모두 정상이고, 남성의 정액검사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 상식적으로 남성이 치료의 주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이런 경우도 여전히 여성이 더 열심히 치료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난임 여성들은 배란일에 맞춰서 성교를 하는 것은 ‘숙제’라는 표현을 쓴다. 미우나 고우나 남편의 협조가 있어야 숙제를 할 수 있으니 평소의 남편 모습이 마음에 안들어도 어쩔 수 없이 이날에는 신호를 보내야 하니, 그 마음은 정말 복잡하고, 자존심도 상해한다. 혼자 치료를 감내하는 것에 대해 외롭고 속상하지만 이미 남편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것은 포기한지 오래다. 이 상황에서 어렵게 배란일이 언제라고 알려줬지만, 막상 D-DAY에 만취 상태로 들어오는 남편, 혹은 화를 내며 꼭 그래야 하냐며 거부하는 남편의 모습에 절망하게 된다.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려하지만, 내 인생에 아이가 없는 것을 생각하면 한편 억울하다. 이쯤 되면 평소 남편과의 사이가 좋은 사람은 별로 없다. 심신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다.

*반대자형은 임신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기로 스스로 마음을 접은 경우로 부인이 치료를 받는 것도 싫어하며 반대를 하는 경우이다. 간혹 원래 아이를 갖는 것에 관심이 없거나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 없이 그냥 살고 싶다는 경우도 있고, 생기면 낳지만 치료까지 받아가면서 갖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기존에 몇 번의 노력을 해 보았지만 실패를 겪고 나름의 단호한 결정을 내린 경우일 수도 있다. 나름의 아픔을 겪고 선택을 한 것인데, 임신의 문제가 이렇게 칼로 베듯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부부의 결심이 서로 다를 수 있다.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여성의 경우는 상당히 남편의 눈치를 보면서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위에서 설명한 두 경우보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심하지 않은 것 같다.

그간 진료실에서 많은 난임 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타깝게도 의무방어형이거나 방관자형인 남편 분들의 비율이 높다. 물론 남편들도 바쁘고 고된 회사일에 지치고, 나름의 스트레스가 많다. 그리고 남녀의 생각이나 입장이 근본적으로 ‘다름’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남편들의 대응에 상처받고, 그 자체가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어 임신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번 생각해 줘야 한다.
앨리스 D.도마의 ‘아름다운 기다림’이라는 책에 의하면 ‘불임 여성에게 가장 끔찍한 것은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그들의 삶은 조각난 느낌이며, 직장생활은 휘청거리고, 인간관계도 취약해 진다. 이 표현은 절대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안다.
이런 상태에서 그래도 의지할 유일한 사람이 남편이다. 아니 남성들도 표현이 다를 뿐 깊은 무의식 속에서는 같은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남편에게도 그것을 이해해줄 유일한 사람은 부인뿐이다. 난임의 문제에 한해서는 직장동료나 친구와 상의하거나 해결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숙제’를 하더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여 하는 숙제와 의무방어형태로 마지못해 하는 숙제는 결과가 다를 수 있다. 특히 여성의 성에 대한 반응은 ‘마음’의 문제와 연관이 크기 때문에, 성교 당시의 상황보다 그 이전의 관계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상처받은 마음으로 시도하는 부부관계는 좋을 리 없고, 흥분되지 않으며, 마음이 그러하듯 몸도 반응하지 않는다. 임신의 확률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골반강으로 혈류가 많이 몰려줘야 하고, 난관이 원활하게 움직여서 난자를 잘 이동시켜줘야 하고, 자궁도 수축이 일어나면서 정자를 빨아들여 정자의 이동을 도와야 하며, 또 호르몬이 동하여 질과 자궁경부에서 분비물이 충분히 배출되어야 정자가 수정능을 획득하고 자궁강으로 죽지않고 살아 들어가게 해 줄 수 있다. 단순히 정자를 질 내에 넣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동하고, 몸이 동해야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평소 부부 사이의 관계가 좋고, 서로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심리적인 부담이 훨씬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심리적 안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감소시킬 수 있어 임신에 유리한 몸 상태가 된다. 또한 치료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하고, 또 새로운 치료에 대한 결정을 할 때도 심리적 지지가 되면 훨씬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좀 더 긴 시각으로 한번 보자.
아이를 낳는 것만 팀워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키울 때는 몇 배의 팀워크를 발휘해야 아이가 올바로 클 수 있다. 서로 사랑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부부관계 속에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 훌륭하게 육아를 해 나갈 수 있을까? 아이가 있는 집의 부부싸움의 대부분은 육아문제로 생긴다. 그런데 그 관계도 가만히 보면 위의 네가지 유형을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가 생겼을 때, 부부가 서로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 지금 ‘난임’ 이라는 문제가 앞에 생겼을 때나, ‘육아’라는 문제가 생겼을 때나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어날 아이를 위해 소통하는 법을 익혀놓아야 한다.
또한 임신에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부부’로 함께 살아가려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할 텐데, 난임치료 과정에서 이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지는 우를 범하면 이후의 부부의 삶은 공허해 질 수 있다.

아주 오래전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광고 카피가 있었는데, 반대로 난임 문제에 있어서는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난임치료 과정에서 상처를 크게 받는 쪽의 대다수가 여성이다보니 좀 더 여성의 입장에서 남편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는 의미의 글을 썼다. 물론 여성도 너무 조바심을 내거나, 남편을 비난하거나 잔소리를 퍼 붓는 등의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난임’이라는 난관을 겪으면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부부 사이가 서로 견고해 질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여러번 이런 이야기를 쓰다가 말기를 반복했다. 왜냐면 부부사이의 문제는 정말 개인적이고 복잡하며, 각자의 입장에서 할 말이 많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았던 부부관계도 ‘난임’이라는 어려움 앞에 점점 틀어지게 되는 부분이 있고,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나름 수도 없이 서로 노력했지만 어려운 경우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감히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중요한 문제이고, 결코 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한번은 이야기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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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뚱
말씀에 정말 공감합니다 저역시 부부사이가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 아이가 안생겨 같이 힘든데 사소한 말한마디가 자존심 쌈으로 번져요 &#4514;그러다 배란일 즈음엔 각방을쓰고 어렵습니다
(2014-06-03 07: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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