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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인터넷 ‘술방’ … 청소년이 빠져든다술 마시며 만취한 채 방송하는 크리에이터 … 청소년들 모방심리 자극해 음주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박미진 기자  |  queen@healthd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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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9  07: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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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다사랑병원


스마트폰 사용이 생활화되고 1인 크리에이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음주조장 영상물인 ‘술방(술 마시는 방송)’이 유튜브, 아프리카TV와 같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의 주 이용객에 어린 청소년들이 포함돼있어 인터넷 ‘술방’ 이 청소년 음주를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TV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10대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방송은 이미 일상의 한 부분이다. 2014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실시한 ‘온라인 개인방송 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의 절반(50%)이 ‘하루 1번 이상 인터넷 개인방송을 시청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난해 말 교육부에서 발표한 ‘학생 희망직업 상위 20위 현황’에서는 초등학생 장래희망 순위에 처음으로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5위로 등장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중독 치료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김석산 원장은 “청소년기는 신체의 성숙뿐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급격하게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로 정서가 불안정하고 호기심과 모방 성향이 강하다”며 “음주에 관대한 우리 사회에서 술방은 청소년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대중의 관심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인터넷 방송 구조 때문에 술방이 경쟁적으로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 ‘술방’을 검색하면 고주망태가 된 크리에이터들의 모습이 담긴 수많은 썸네일들을 확인할 수 있다. 구독자를 200만 명 보유한 한 유튜버는 “술 취해서 엄마한테 끌려나감”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실시간 방송을 하며 만취한 채 시청자와 소통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술방을 제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규제가 없는 상태이다. 인터넷 방송은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 통신 서비스에 속해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과 같은 방송이 아니므로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1분 1초를 다투며 천문학적인 수의 영상이 올라오는 만큼 일일이 규제하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영상을 올릴 때 성인만 볼 수 있도록 연령 제한을 해놓지 않았다면 유해 콘텐츠일지라도 누군가 신고를 해야 삭제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아직 올바른 음주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통해 희화화된 만취 모습을 접할 경우 음주와 폭음의 심각성에 무뎌지기 쉽다”며 “술을 마시면 즐겁다거나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등의 인식이 생기면 음주효과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켜 음주행동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성장 중인 청소년기에는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성인보다 알코올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우울, 스트레스 등 정신적 건강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과음을 하게 되면 뇌가 손상되고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기억력 저하로 학습 장애가 발생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이 자리 잡아 각종 비행이나 범죄 행위를 일으킬 위험이 커진다.

김석산 원장은 “청소년기는 이성과 충동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 피질과 호르몬 체계의 미성숙으로 성인에 비해 중독에 취약하다”며 “14세 이전에 음주를 시작할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등의 고위험 음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국내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술이 주는 해방감과 쾌감은 잠깐일 뿐이지만 알코올이 끼치는 영향은 평생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청소년들이 술에 대한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무책임한 술방이 미래세대의 음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청소년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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